점잖은괴짜 : 삶을곱씹다
점잖은괴짜의 외출
점잖은괴짜
2021. 3. 23. 23:04
# 점잖은 괴짜, 세상에 나오다
오늘 날씨는 좀 흐리구나
화창하지 않아서 더 좋은듯하다
아주 오랜만에 세상으로 나가는구나
두려움은 없고 설렘만 있으니 때가 되었나 보다
아예 관심 없이 살 수도 있었지만
내가 나를 속일 수 없기에
글로써 또 마음으로써 세상을 만나보기로 했다
내 몸은 세상에 있었지만
내 마음은 잘 꺼내 주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이제라도 좀 해방시켜주려고 한다
늙음과 젊음 사이에서
물건에 대한 별다른 집착도 없고
변해가는 세상에 그리 큰 감명을 받지 못하는 탓에
경솔함과 꼰대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아
점잖은 괴짜로 살기로 했다
오랜만에 나온 세상에서 누군가와
말과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 있을 거란 소망을 품고
용기 내어 나와본다
한발, 한발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걸음마하듯이
조심스럽게, 그렇게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