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접시

진짜 대화를 위한 준비

아무도 깨진, 그리고 더러운 접시에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올리지 않듯이

 

진심으로 듣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이에게는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없다.

 

 

점잖은괴짜#깨끗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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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엔가 형제같은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 했었는데

남자끼리 4시간이 넘도록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에 관한 이야기와

너무도 깊은 속마음을 서로에게 털어놓은뒤,

집에오는 버스에서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왜 이 친구를 만나면 이렇게 깊은 대화가 오랜시간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동시에

하나의 그림이 떠올랐었다. 

그건 아주 깨끗하게 준비된 접시에 정성을 들여 만든 요리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내가 말을 잘해서 혹은

그날따라 유독 말이 잘 나와서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일이 꼭 한친구와 만났을때 많이 일어나는 까닭은 

내가 아니라 그 친구 덕분임을 느끼게 되었다.

 

항상 나를 응원해 주고 

항상 객관적으로 나를 봐주려 하는 친구.

너무 오바스럽게 내편을 들지도 또 비판하지도 않는 친구.

 

그 친구 덕분에 나도 항상 화자로써가 아니라

청자로써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깨끗한 접시일까 

아니면 먹다 남은 음식 부스러기를 담은 쓰다남은 접시일까.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 싶다면,

깊은 대화를 담고 싶다면...

잘 닦은 접시를 각각의 모양대로 요리사앞에 두어보자.

그리고 그가 어떤 요리를 선물해 줄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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